Energy Monitor: Are solid-state batteries finally ready to live up to the hype?
하버드대학교 공과대학(SEAS) 연구진이 10분 만에 충전되고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 개발에 성공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충전 속도, 안전성 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배터리는 우표 크기의 파우치 형태로, 6,000회 충전 사이클을 거친 후에도 초기 용량의 80%를 유지했다. 영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음극에 흑연 대신 에너지 저장 능력이 10배 높은 리튬금속을 사용하는 데 성공한 점도 눈에 띈다. 다층 구조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했다. 덴드라이트는 충전 시 음극 표면에서 자라나 고체 전해질을 뚫고 양극과 맞닿아 합선을 일으키는 돌기 구조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가 수 시간에 걸쳐 충전해야 하고 1,000회에서 2,0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하버드대의 배터리는 5분에서 1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고 6,000회 사이클을 버텼다. 3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긴 수명 덕분에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급속 충전이 가능한 높은 출력 특성은 mobility 분야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도 열어주고 있다. 은, 마그네슘, 실리콘 등도 음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Teo Lombardo 연구원은 "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특히 장거리 전기 트럭 등으로 대표되는 무거운 운송 수단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과대포장이나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가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2030년대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시급한 것은 실험실 기술을 양산 규모로 구현하고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SEAS의 Xin Li 교수 역시 "고체 전해질 배터리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으려면 2030년까지 많은 기술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번 돌파구가 그 시점을 앞당기는 것은 아니지만 실현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고체 전해질 배터리가 당면한 난제로 양산 규모에서의 공학적 설계를 꼽는다. 배터리 팩은 강한 압력을 버티면서도 충전과 방전에 따른 부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체 전해질 사용으로 얻은 에너지 밀도 향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 자체는 발화 위험이 없다지만, 합선 시 주변 부품에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품질 소재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역시 고속 성장하고 있어 경쟁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Focus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특허 출원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고체 전해질 배터리 기술은 연평균 31%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30.5%)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기존 기술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가 자동차 시장을 장악할지, 아니면 틈새시장에 국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은 과제를 해결하는 산업계의 역량에 달렸다. 기술 혁신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며,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데 주력해야 할 때다. 꿈의 배터리를 현실로 만드는 길은 험난하지만, 전기차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 분명하다.
2024년03월12일 : Are solid-state batteries finally ready to live up to the hype?